눈먼 아버지와 어린 딸
Arwy Official
옛날 황주 도화동이라는 마을에 심학규라는 사람이 살았다. 본래는 양반 가문의 자손이었으나 집안이 기울어 가난하게 살았고, 게다가 두 눈이 멀어 사람들은 그를 심봉사라 불렀다. 비록 앞은 보지 못하였으나 마음이 어질고 글을 알아, 마을 사람들은 그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심봉사에게는 곽씨 부인이라는 어진 아내가 있었다. 부인은 눈먼 남편을 지극히 받들며, 삯바느질과 길쌈으로 끼니를 이어 갔다. 두 사람은 비록 가난하였으나 금실이 좋아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며 살았다. 다만 한 가지 한이 있었으니, 나이 마흔이 되도록 슬하에 자식이 없는 것이었다. 부인은 자식을 얻기 위해 정성을 다해 명산대천에 기도를 올렸다. 그 정성이 하늘에 닿았는지, 마침내 부인은 태기가 있어 열 달 만에 딸을 낳았다. 부부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이의 이름을 청…